늘찬양 2006. 6. 13. 07:57
 소망 없는 삶

수도 예루살렘의 관문 도시로서 예루살렘에서 동북쪽으로 대략 60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리고 성. 그곳에 ‘디매오의 아들’이란 뜻을 지닌 ‘바디매오’라는 거지 소경이 있었다. 그가 날 때부터 소경이었는지 아니면 살아가던 도중에 시력을 잃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는 시력의 상실과 함께 모든 삶의 소망을 잃고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여리고 성문 한 귀퉁이에 거적을 깔고 앉아 구걸하면서 하루하루를 연명해갔다. 이처럼 동정의 대가로 받는 동전 몇 닢에 위태롭게 삶을 기대고 있는 거지 소경 바디매오에게 과연 어떤 삶의 소망이 있었을까!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소망의 순간이 찾아왔다. 당시 예수님은 자신의 지상 사역을 마무리짓는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북방 갈릴리 지역에서부터 요단 동편의 베뢰아 지역과 여리고 성을 지나 예루살렘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예수님이 여리고 성문을 막 나가려던 그 시점에 예수님은 어디선가 크고 애타게 부르짖는 믿음의 외침을 들으셨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소리는 예수가 여리고 성문으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들은 바디매오가 사람들의 책망과 제지에도 불구하고 힘을 다해 부르짖는 외침이었다. ‘다윗의 자손’이라는 말은 당시 유대인들이 대망하던 메시야의 별명이었다.

이렇게 바디매오는 예수를 향한 ‘메시야 신앙’을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바로 그분께 자기 삶의 모든 소망을 두고 오랜 세월을 기다려 왔던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과 바디매오의 만남은 그저 운좋았던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오랜 믿음과 소망의 필연적인 결실이었다.

새로운 삶

예루살렘으로 십자가를 지러 가시던 비장한 순간에도 예수님은 발걸음을 멈추시고 거지 소경의 외침을 들으셨다. 그 외침 속에 깃든 바디매오의 믿음을 보셨다. 그리고 바디매오의 소원을 들어주셨다. “보아라,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막 10:52) 그리하여 육신의 눈을 뜬 바디매오. 그는 다시 찾은 육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구세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즉시 예수를 따랐다. 그는 영혼의 눈까지 활짝 뜬 것이다.

김영진 <성서원 회장>
출처 : [예수를 전하는 사람들]
글쓴이 : 예수메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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