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적 음악치료(psychoanalytically informed music therapy)
김진아, 영국공인음악치료사, DipMTh, M.A
김진아음악치료임상연구소 소장, 덴마크 알보그대학 음악치료박사과정
가톨릭대학, 숙명여대, 이화여대, 원광대 대학원 강사 역임
1.소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는 오늘날 심층심리학이라 불리는 정신분석에 영향을 받은 음악치료이다. 음악치료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기존의 다양한 심리치료 기법을 수용하며 발전해 왔다. 심리치료분야는 크게 행동주의적 접근법(behavioral approach)과 정신역동적 접근법(psychodynamic approach)으로 나뉘는데, 전자가 주로 미국에서 발전한 심리치료를 대표한다면 후자는 유럽에서 발전한 심리치료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음악치료에서도 예외 없이 이 두 가지 접근법이 현재 음악치료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정신역동적 음악치료(psychodynamically informed music therapy)에서도 특히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를 다루겠다.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원리와 철학은 정신분석의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행동주의적 음악치료가 학습이론과 파블로프의 조건화 이론을 토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환자의 행동을 음악적 방법을 통해 강화 · 수정 및 보완해 가는 방법을 지향한다면, 정신분석적, 혹은 정신역동적 접근법은 그와 정반대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내면세계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적 동기에 주목하고, 음악을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정신분석적 접근법에서는 항상 치료사와 환자 간의 관계성을 중시 하는데, 음악은 치료적 관계성을 발전시키고 치료적 변화를 가져오는 매체(music as medium for therapy)라 여긴다. 여기서 치료사는 각 임상상황에 알맞은 숙련되고 창의적인 음악의 사용을 통해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확립하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며, 이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음악적 경험은 곧 치료적 목표의 추구로 이어진다. 이때 음악은 주로 즉흥연주가 사용되는데, 특히 자유즉흥연주(free improvisation)가 주역할을 한다. 영국전문음악치료사협회(Association of Professional Music Therapists)는 '치료사는 환자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환자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이해하고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라고 음악치료사의 자질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간접적으로 정신분석적 접근법의 핵심인 치료적 관계성, 특히 전이와 역전이 현상을 치료에 적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대체로 이와 같은 접근법을 협의로는 '정신분석적 음악치료', 광의로는 '정신역동적 음악치료' 또는 '음악심리치료(music psychotherapy)'라고 부른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정신역동적 음악치료'와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음악심리치료'란 용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역동(psychodynamic)'과 '정신분석(psychoanalytic)'의 차이는 치료사의 개입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정신역동의 경우 대체로 현재-이순간(here-and-now)에 치료적 관계성에서 전이, 저항 등을 다루며 환자의 의식과 잠재의식에 주목하는 한편, 정신분석적 개입은 거기에서 더 나아가 무의식과 과거의 경험에 주목하며, 치료적 관계를 통해 과거를 재경험(re-experience) · 재구성(reconstruction)하고, 경우에 따라 치료적 퇴행(regression)을 통하여 비이성적인 단계까지 다루게 된다(Brown & Peddar, 1991; Cawley, 1977). 하지만 광의의 정신역동은 현존하는 심리치료기법을 통칭하여 정신분석과 그 밖의 모든 심리치료 기법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2.정신분석적 접근법 역사와 이론
1) 주요 정신분석의 이론
정신분석은 그 후에 발전한 대부분의 심리치료와 상담분야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정신분석은 발견적(heuristic)인 학문으로, 이론과 실제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며 발전해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은 정신역동적 심리치료의 근간이 되는데, 그를 통해 1차 세계대전 이전에 Jung의 분석심리(Analytical Psychology)와 Adler의 개인심리(Individual Psychology) 학파가 나왔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에 Melanie Klein과 Anna Freud에 의해 아동 정신분석(Child Analysis)이 발전하여 놀이치료(Play Therapy)로 이어졌으며, 세계 이차 대전 중에 영국의 Foulkes와 Bion에 의해 집단심리치료(Group Psychotherapy)가 발전했다. 그 이후에는 가족치료, 결혼치료, 사회집단치료(family, marital, social therapy) 등과 더불어 음악, 미술, 무용, 연극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치료가 발전했고, 미국의 Rogers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 용이한 인본주의 상담심리기법을 발전시켰다(Brown & Pedder, 1991; Cawley, 1977; 김진숙, 1992). Freud의 이론은 그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오랜 세월 많은 수정을 거쳤기 때문에 짧은 지면에 간단하게 소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의 주요이론 - 특히 인간의 심리구조, 방어기제, 갈등과 불안, 추동 등의 이론들은 오늘날까지도 거의 모든 정신분석적 기법에 해당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Freud는 무의식적 동기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유발한다고 보았다. 그는 행동의 원천이 되는 무의식적 동기를 본능적 성추동과 공격추동이라 보았는데, 이러한 본능적 추동은 인간의 마음에 갈등(conflict)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했다. 그는 임상경험을 근거로 인간의 마음이 의식, 잠재의식, 무의식의 층으로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고, 곧 인간의 정신구조가 본질적으로 본능과 쾌락원칙(pleasure principle)에 따라 움직이는 원초아(id)와 현실원칙(reality principle)에 따라 본능을 길들이고 통제하려고 하는 자아(ego), 부모와 사회로부터 물려받은 도덕성과 관습, 양심, 이상, 가치관 등을 추구하려는 초자아(superego)의 갈등 구조하에 있다고 보았다. Freud는 개인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아, 원초아, 초자아가 서로 균형을 유지하며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균형을 유지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이 세 요소들 간의 갈등이 유발되기 쉽고 어느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인간은 불안(anxiety)을 경험하게 된다고 보았다. 불안을 감당하기 위해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s)을 형성하게 된다고 한다.
고전적 의미의 정신분석의 목표는 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무의식적 갈등이나 문제, 방어기제 등을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자유연상(free association)기법이나 꿈의 분석, 실언이나 망각 등을 통해 분석작업을 해 나갔다. 이때 그는 치료사가 중간자적 입장(neutrality)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할 경우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인물이나 그들과의 관계성, 생각, 감정, 환상 등을 투사하게 된다. 치료적 상황에서 이러한 현상을 전이(transference)라고 한다. 이에 대한 치료사의 심리적, 신체적 반응을 역전이(countertransference)라고 한다. 초기 Freud는 전이와 역전이를 치료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생각하였는데, 오늘날에는 환자를 돕기 위해서 치료사가 잘 사용해야 할 치료적 도구이자 피할 수 없는 임상현상으로 여겨진다.
정신분석은 기본적으로 '너 자신을 알라' 는 가치관에서 출발한다. 즉 분석을 통해 나도 모르는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자신의 복합적 동기와 소망을 마주하여 낯설고 두려운 자신의 모습을 깊은 통찰과 지혜로 수용하고 재정립하면서 새로운 나로 통합해 가는 과정이라 하겠다. 정신분석은 관계성 중심의 치료이며, 치료사와의 관계성 안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찾아가게 된다. 이것은 치료사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정신분석적 치료사의 훈련 과정에는 자기분석과정이 필수적이며, 치료사는 자기분석을 받는 과정을 통해 환자의 위치에서 자신을 경험하고 배움으로써 자신과 남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쌓게 된다(김진아, 2003b).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Freud는 전 생애를 거쳐 그의 이론을 수정 ? 보완했었고, 그의 이론은 지금까지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Freud가 1) 인간의 생에 미치는 무의식의 영향에 대해 밝힌 점과, 2) 정신적 요인이 신체적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3) 의학모델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화치료'의 장을 연 점, 4) 치료적 관계성 규명, 즉 전이와 역전이의 현상을 발견하고 치료에 이용했다는 점은 오늘날까지 부인할 수 없는 그의 위대한 업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정신분석(psychoanalysis)이란 명칭 외에, 정신분석적 심리치료(psychoanalytic psychotherapy), 혹은 광의로 정신역동적 심리치료(psychodynamic psychotherapy)라 불리기도 한다. 현대 정신분석에는 이미 수많은 학파와 이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모두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여기에서는 음악치료에서 가장 널리 적용되는 이론만을 선정하여 다루겠다.
정신분석에서 대상관계(object relations)란 실제적 관계와는 구별된다. 인간은 주요대상과 환경과의 관계에서 발달과 성장을 하게 된다. 여기서 투사(projection)와 내재화(introjection)의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며, 이를 통해 개인은 현실의 경험과 상상의 내용을 내재화 하여, 심리적 표상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표상은 발달 과정에서 수정되거나 부분 억압되어 무의식에 남아있게 되며, 전이현상을 유발하는 주 요인이 된다고 한다. 대상관계이론은 크게 영국학파(British Object relations)와 미국학파(American Object relations)로 나뉘는데, 영국학파는 다시 Melanie Klein 학파와 Anna Freud 학파, 그리고 중간 학파(middle group)로 나뉜다.
Klein이 소개한 투사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 이론은 대상관계론에 중추적역할을 하며, 현대대상관계이론에서는 전이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투사동일시 현상과 연관된 대상관계론의중요한 치료 기법이자 이론은 Winnicott(1971)의 안아주기(holding), Bion(1962)은 담아주기(containment)이다. 특히 음악치료에서는음악자체와 치료사가 이 역할을 할 수 있는데, Wigram(2004)은 그의 저서 '즉흥연주(improvisation)' 에서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이러한 치료적 기술이 사용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미국 학파의 경우 Mahler와 Kernberg, Sullivan등의 학자들이 있는데 Mahler의 경우 인간의 육체적 탄생과 정신적 탄생은 동시에 일어나지 않으므로 치료가 건강한 형태의 분리(separation)와 개별화(individuation)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Sullivan은 현대적 대인관계 정신분석(contemporary interpersonal psychoanalysis)의 개념을 정립하였다. 음악치료에서도 분리와 개별화, 대인관계 등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Stern은 모아 양자모델(mother-infant dyadic model)을 바탕으로 한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과 상호관계성(interrelationship)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발달학적 정신분석(developmental psychoanalysis)의 장을 열었다. 고전적 정신분석의 일반 개념이 '한 사람 심리학(one-person psychology)'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이것은 '두 사람 심리학(two-persons psychology)'의 특성을 띠고 있다 하겠다. 그는 특히 언어발달 이전의 아기가 어떻게 주변 세상에 대한 비언어적 지식(non-verbal knowledge of the world)을 습득하는지를 다룬다.
건강한 어머니와 아기의 상호작용을 Stern(1985)은 '음악적 분야'로 명했다. 어머니와 아기의 상호작용을 분석할 경우, 이들이 같은 조성, 리듬패턴, 박자, 종지의 사용 등을 하는 것이 관찰되며, 서로에게 알맞게 조율하며 즉흥적으로 상호작용을 진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김진아, 2003a). 이러한 경험의 축적이 아기의 자아 정체감(the sense of self)에 변화를 가져오며, 아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과 함께 하는 방법에 대한 묵언의 지식(implicit knowledge)을 쌓게 된다. Stern은 이러한 발달학적 관점을 비분석적(non-interpretative) 측면의 심리치료 이론으로 발전시켰다. 인간 생의 근원적인 상호작용과 관계성의 패턴을 연구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적 개입의 패턴을 제공하는 것이다. 음악치료는 특히 비언어적 매체를 주로 사용하므로, 인간의 근원적 관계성 및 상호작용과 깊은 연관을 가지며, 비언어적 ? 내면적 경험의 층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특히 어머니와 아기의 비언어적 상호작용을 '음악적 즉흥연주적 본질(musical - improvisational nature)'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모아 양자모델(mother-infant dyadic model)'을 치료모델로 삼는다(Heal Hughes, 1995; Levinge, 1993; Pavlicevic, 1995; Robarts, 1996; Rogers, 1992). Stern의 영향을 받은 심리치료나 음악치료의 목표는 개인이 가지는 역기능적인 관계성 패턴을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키는 것이다. Alvarez(1992)는 발달학적 정신분석의 이론을 임상에 적용시킨 대표적 임상가이다. 발달학적 정신분석은 아기와의상호작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개입하는 어머니와 같이 고전적 정신분석의 중간적 입장(neutrality)을 지양하고, 치료사의 적극적 개입과 활동성을 장려한다. 특히 자폐증 환자와 같이 동기유발과 관계성 형성이 어려운 환자들을 치료할 때는 치료사가 긴급성(sense of urgency)을 가지고 환자의 주의력과 생기를 되찾는 것(reclamation)이 중요하다고 Alvarez(1992)는 주장한다. 발달장애인들과 일하는 상당수의 치료사들은 이러한 Alvarez의 발달학적 정신분석 기법에 공감하고 고무되어, Alvarez 학파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와 발달학적 정신분석은 유사점이 많으며, 최근에는 쌍방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예술심리치료와 창의적 활동의 의미
Freud는 무의식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정신분석가였다. 그는 예술가가 창작활동을 통해 환상의 세계와 현실세계를 연결하고, 작품을 통해 자신을 해방시킬 뿐 아니라 타인과 교류한다고 보았다. 예술가는 억압된 소망이나 충동, 개인적이고 은밀한 소재 등을 작품을 통해 승화시키며, 미적 규칙을 따름으로써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죄책감, 수치심,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고 했을 뿐 아니라, 양쪽 모두(예술가와 감상가)에 자기애적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주장했다(Jones,1953). 그는 창의적 행위(creative act)가 인간의 무의식적 표현이라고 함으로써 예술심리치료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창조적 활동이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고 했다.
김진숙(1993)은 예술심리치료에서 치료라는 의미는 '창작활동을 통하여 그 증상이 경감되도록 돌보아 주는 것'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실제 예술심리치료가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우선 다양한 예술분야(음악, 미술, 무용, 연극, 공연예술 등) 를 고려하여야 하고, 이들 각자의 분야 안에서도 다양한 접근법과 다양한 이론적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여기서는 예술심리치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이 어떻게 심리이론과 연결되고 개인의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살펴볼 것이다.
Freud는 인간의 사고를 일차적 과정(primary process)와 이차적 과정(secondary process)로 나누고 있는데, 상당수의 예술심리치료사들은 예술의 창의적 활동을 통해 무의식적 과정인 일차적 과정이 어떻게 이차적 과정으로 변환되는가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Winnicott(1971)이 말한 전환기 현상(transitional phenomena) 내적 세계와 외부세계의 중간 지점 을 창의적 활동이 생성되는 곳으로 볼 뿐 아니라 그것의 치유적 의미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음악치료사 Eschen(Priestley & Eschen, 2002)은 창의적 활동을 표방하는 임상즉흥연주가 제 3의 사고과정(tertiary process thinking)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서 제 3의 사고과정이란, Freud의 1차와 2차적 과정처럼 분리된 정신세계관과 대조되는 표현으로, 창의적 과정은 우리의 자아의 경계를 자유롭게 확장시켜 무의식이나 잠재의식, 억압된 감정, 과거의 기억, 꿈, 현실을 연결시켜 새로운 자아로의 통합을 가져 온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Eschen이 말하는 새로운 자아로의 통합 과정은 실제로는 멀고도 험한 길이기 도 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던 자신의 모습과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저항을 하게 되며, 따라서 저항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 되기도 한다.
3)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배경 및 역사
영국은 음악치료계의 정신역동적, 혹은 정신분석적 사조를 이끌어 간 나라로, 영국에는 대표적 학자이자 임상가인 Juliet Alvin과 Mary Priestley가 있다. Alvin은 1950~1980대의 즉흥연주적 음악치료(Improvisational Music Therapy)의 기반을 확립한 선구자였다. Alvin(1975)은 음악이 인간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힘이 있으므로, Freud의 분석적 이론이 음악치료의 발달단계를 지지한다고 믿었다. 그녀는 "음악은 인간의 창조물이고, 인간은 자신이 창조한 음악 안에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 라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가 음악적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자유롭게 연주할 때(자유 즉흥연주) 음악에는 연주하는 사람의 성격과 존재, 그 사람의 문제까지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성공적인 치료 과정이나 결과는 환자와 치료사의 음악적 관계성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방식은 Alvin의 생존 당시에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기존의 작곡된 곡을 사용하는 행동수정주의가 주로 사용되었고, 오직 Nordoff-Robbins의 창조적 음악치료가 비슷했으나, 그들의 접근법도 좀더 전통적이고 구조적인 작곡과 즉흥연주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Wigram, Pedersen & Bonde, 2002).
Priestley는 Alvin의 제자로 Alvin의 정신분석적 접근과 자유즉흥연주기법을 심도 깊게 발전시켜 '분석적 음악치료(Analytical Music Therapy)'를 창시한 선각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정신분석에서 Freud, Jung, Klein 등의 이론을 토대로 분석적 음악치료의 치료이론을 정립했다. 현재 유럽과 북미의 많은 음악치료사와 음악치료학과 교수들은 Alvin과 Priestley의 치료모델에 영향을 받아 그들의 임상접근법을 더욱 발전시켜 교육과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의 Lecourt (1993), 이탈리아의 Di Franco(1993), 영국의 Odell-Miller(2001, 2002, 2003)와 Streeter(1999a), 벨기에의 De Backer와 Van Camp(1999), 독일의 Langenberg(1996)와 Metzner(1999), 덴마크의 Kortegaard(1993)와 Pedersen (1998), 미국의 Austin(1999)과 Montello(1998). 또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사들은 상당수가 동시에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사이기도 하다(Flower, 1993; Gyln, 20002; Metzner, 1999; Montello, 1998; Streeter, 1999; Towse, 1997). 따라서 유럽에서는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기법이 음악치료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Heal Hughes 1995; Odell-Miller, 2001, 2003; Priestley, 1975, 1994; Steele, 1988; Towse, 1991; Woodcock, 1987).
4) 주요 정신분석 개념과 음악의 관계
정신분석은 근본적으로 '의미'를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치료상황에서 나타나는 음악적 현상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주목하고, 그것을 기존의 정신분석이론과 연결시켜 개인의 심리를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1) 정신구조와 음악의 관계
Alvin(1975)은 음악이 인간의 정신구조 - 원초아, 자아, 초자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그녀는 음악이 인간의 본능(원초아)과 잠재적 욕구를 일깨우고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형태로 표현 가능케 하며, 자아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감정을 표현하거나 승화시키거나 통제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했다. 즉 음악을 임상에서 잘 활용할 경우 프로이드가 주장한 원초아, 자아, 초자아의 균형 있는 공존을 도울 수 있다고 여겼다. Priestley(1994)는 자아강화를 위한 테크닉(techniques for ego-strengthening)을 그의 저서에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2) 음악과 언어의 관계: 무의식의 의식화
Priestley(1975, 1994)는 음악적 표현은 의식적일 수 도, 무의식적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음악은 무의식을 자극하여 밖으로 표출되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자신도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이나 상처가 일시적으로 무의식에서 올라와 음악으로 표현될 수 도 있는데, 이때 음악적 표현은 전자아(id)에게는 일시적 긴장해소와 해방감을 주지만, 자아(ego)에게는 충분치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연주 후에 대화를 통해 무의식의 문제들을 의식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의식의 명료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문제는 다시 무의식 차원으로 돌아가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단계는 음악의 상징적 상태에서 좀더 심층적 자기이해와 성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은 청소년 및 성인정신과에서 기능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주로 언어능력과 변화의 욕구(자기 이해 및 성찰의 욕구)가 있는 환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용된다.
(3) 투사(Projection)와 내재화(introjection)
음악은 스스로를 투사(projection)할 수 있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경험을 통해 내재화(introjection)할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음악을 치료사와 환자가 함께 즉흥적으로 만들어 갈 경우 투사와 내재화가 동시에 일어나는데, 치료사의 음악은 환자가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부정(denial)하는 부분을 안아주고 담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Wigram(2004)은 '안아주기'를 환자의 음악이 방향성과 중심없이 간헐적이며 흔들릴 때, 리듬배경(rhythmic grounding)이나 화성배경(tonal grounding)을 통해 음악적 중심(musical anchor)을 잡아 주는 것이라 했고, '담아주기'의 경우 환자가 매우 혼란스럽고 과장되게 연주할 때 환자가 충분히 들을 수 있을 만한 강도로 자신감 있게 연주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Priestley(1994)는 이 두 가지 개념을 거의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는데, 대상관계이론에 입각한 개념을 음악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는가는 학자들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4)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과 음악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는 즉흥연주를 주 치료 매개체로 사용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상호주관성의 원형은 '어머니와 아기의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는데, 환자와 치료사가 서로의 음악적 표현에 조율하며 맞춰가는 즉흥연주의 경험은 비언어적인 경험의 층을 넓히고 새로운 자아로의 전환(transformation)을 가능케 한다. Bruscia(1998c)는 음악적 경험이 치료의 주체가 되는 음악심리치료를 전환적 음악심리치료(transformative music psychotherapy)라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말을 전혀 못하거나 언어능력이 제한되어 있는 환자, 아동대상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3.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특성
지금까지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역사적 배경과 이론을 다루었다. 서론에서 설명한대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중심에는 치료적 관계성이 있다. 음악치료에서 음악은 치료적 관계성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매개체이고, '치료'는 치료적 관계성, 특히 치료사와 환자간의 음악적 관계성(musical relationship)의 발전에 의해 이루어 진다. 즉 음악과 치료사, 환자의 3자관계(triadic relationship)가 매우 중시된다.
영국의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사 오델-밀러(Odell-Miller, 2002)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나의 음악치료기법은 어느 한 이론의 틀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수십 년 간에 걸친 임상경험(clinical practice)과 임상지도(supervision)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Isenberg-Grzeda, Goldberg와 Dvorkin(2004)는 특정 정신분석 이론이 특정 음악적 접근법과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정신분석 이론은 치료사의 치료적 행동(therapeutic action)에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치료사의 임상적 사고(the therapist's clinical thought)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음악적 접근법의 차이는 정신분석에 기반을 둔 치료사와 아닌 치료사를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정신분석에는 다양한 이론이 존재하므로, 어떤 한 이론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수 는 없다. 하지만 대체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신분석의 기법이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즉, 치료적 관계성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적 동기와 전이현상, 저항 등의 방어기제를 다루게 되며, 과거를 재 경험하고 자신의 기억을 되돌아 봄으로써 과거의 문제점을 직면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어린시절로 퇴행(regression)하여 비이성적인 단계까지 도달하기도 하는데, 특히 음악은 비언어적이자 상징적인 매체로 다른 어떤 매체보다 치료적 퇴행을 용이하게 한다(Odell-Miller, 2003).
1)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목적 및 목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이해와 성찰이다. Freud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었고, 환자 스스로가 왜 특정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면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아는 것 만으로 충분한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일반인의 경우도 자신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면서도 자신의 충동을 조절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면서 하는 것과 알면서 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며, 안다는 것, 즉 자기 이해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변화와 성장의 바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신분석 기법의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목표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의식적 갈등, 문제, 방어기제 등의 의식화와 해결, 자기 수용감 향상, 건강한 자아구조 확립, 기존의 부정적 대인관계 문제 해결 및 변화라 하겠다. 이상은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일반적 목표 및 목적이다. 정신분석적 기법은 기본적으로 '의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매 세션에서 '함께 의미를탐구하는 것'과 그것에 대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결국은 이 과정을 통해 깊고도 복합적인 자기이해와 성찰에 다다를 수 있다.
2) 구조 및 과정
(1) 기본 구조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본구조를 지닌다. 치료는 되도록 같은 방에서 매주 같은 요일과 시간에 같은 치료사가 하며, 치료를 방해하거나 중단시키는 요인이 없도록 사전에 준비한다. 치료의 중단 (휴가나 일시 종결, 또는 영구 종결)은 항상 미리 예고하고 준비해야 하며, 치료의 중단이 환자에게 미칠 영향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Priestley(1994)는 이러한 음악치료의 기본 구조, 심지어는 정기적인 치료비 수납 등의 구조도 자아가 약한 환자들에게는 단단히 안아주는 기능(firm holding)을 하며, 자아에 안정감과 힘을 주어 삶에 강한 리듬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반면 즉흥연주의 음악적 구조, 예를 들면 리듬이나 음높이(pitch)는 연주할 당시의 당사자의 정신기능의 정도에 영향을 받고, 음색이나 강약은 기분에 좌우된다고 했다. 악기의 선택 및 종류의 경우,임상 상황에 따라 새로운 악기를 제공하더라도, 항상 일정한 종류의 악기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환자의 발달정도나 상태, 필요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2) 치료과정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는 전통적으로 즉흥연주(악기나 노래)를 주 매체로 사용하는 과정중심의 치료이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석적 접근법은 환자에게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비지시(non-directive), 비구조적(unstructured)적인 특성을 가진다. 치료대상과 목적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환자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한 치료사가 환자에게 구체적 음악활동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다. 환자가 어떤 악기를 선택해서 어떻게 연주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치료사와 상호작용을 이어나가는지, 치료시간과 치료사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이 치료적 관계성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사항이기 때문이다 (Streeter, 1999a). 여기서 소개하는 치료과정은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일반적 경향을 묘사하고 있다. 음악치료의 이론은 앞에서 설명한대로 임상과 이론이 함께 영향을 미치며 발전하는 발견적 학문이기 때문에, 대상 환자와 그 특성에 따라 치료과정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3)자유즉흥연주(free improvisation)
(1) 음악적 전이와 역전이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임상상황과 대상, 치료사에 따라 음악의 용도와 선택은 달라질 수 있으며, 비슷한 훈련과정을 거친 치료사라 할 지라도 음악적 과정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치료사만 연주하고 환자는 듣는 경우와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자아강도가 매우 낮고 자기 표현을 두려워하는 환자의 경우 음악감상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즉흥연주를 소개할 수 도 있다. 서론에서 밝혔듯이 여기서는 협의의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주 매체인 자유즉흥연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한다. 스트리터(Streeter, 1999a)은 자유즉흥연주는 음악에서의 자유연상기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자유연상기법이란 무엇인가? 일찍이 Freud는 분석가가 환자들에게 자유를 주고 그날의 주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할 때 환자들이 분석가를 자신들의 무의식의 세계로 더 잘 안내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자유연상). 자유연상은 현재까지도 정신분석의 가장 중요한 테크닉으로 알려져 있다. Freud는 자유연상을 사용할 때 전이와 역전이 현상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 발견했으며, 전이와 역전이 현상은 회피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스트리터(Streeter, 1999a)는 음악적 자유연상기법을 사용한다면 음악치료에서도 전이와 역전이 현상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고 치료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치료사도 자신이 해결하지 못했던 과거의 문제나 관계를 무의식적으로 환자에게 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치료에 큰 장애가 되기 때문에 자기분석과 임상감독을 받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정신분석적 훈련을 받은 치료사는 자신의 역전이를 통해 전이현상을 이해하고 전이현상에 대한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2)자유즉흥연주
자유즉흥연주란 어떤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즉흥연주를 하는 것을 뜻한다. 환자를 이해하고 치료적 접근을 하는데 정신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음악 자체의 특성이 대화치료와는 다른 역동을 가져 온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다음은 자유즉흥연주의 역동적 특성이다.
첫째, 환자의 현재와 과거는 그들이 연주하는 방식, 즉 소리나 음악구조, 악기 선택 및 악기를 다루는 방식 등을 통해 재연된다고 본다.
둘째, 대체로 음악치료에서는 치료사와 환자가 동시에 음악을 통해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데 비해, 심리치료에서는 한 사람이 말하면 다른 사람은 듣는 형태를 띠며, 직접적인 행동(action)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고전적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중간자적 입장(neutrality)이 음악치료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사는 환자가 연주를 통해 표현하는 관계성의 패턴이나 내면세계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환자의 음악에 반응함과 동시에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음악적 경험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음악은 환자 혼자만의 음악이 아닌 것이다. 치료사는 음악을 통해 듣거나 지각하는 이슈들을 인식하고 그에 적절한 개입을 하게 된다.
셋째, 언어는 비교적 명료한 표현인 반면 음악은 본질적으로 모호함을 지닌다. 이 모호성으로 인해 개개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억압된 소망, 충동, 은밀한 사고나 감정 등을 음악이라는 형식을 통해 창의적으로 승화(상징화)시켜 일종의 자기해방을 이룰 수도 있고, 그 의미를 탐구하고 성찰해 볼 수도 있다.
네째, 음악을 만들어가는 작업(music-making process)은 지금-현재(here and now)의 경험을 형성해 간다. 음악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치료적 과정이 진행되는 순간이며, 음악적 과정 자체는 진정한 변화(transformation)을 가져오기도 한다.
3)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사의 요건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 치료적 관계(therapeutic relationship)란 치료기간 동안의 암묵적 계약 관계로, 치료사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치료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갖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사들은 치료적 관계를 조절하는 규칙들, 예를 들면 전문적 훈련기강 및 윤리 기준, 임상비밀유지 등의 규칙을 따르게 된다. 특히 치료사들은 치료적 관계성의 역동성으로 인해 치료기간 동안은 치료시간 외에 환자와 개인적 만남이나 관계를 갖지 않는다.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사는 대체로 대학원 과정에서부터 정신분석적 방법으로 임상훈련과 교육을 받고, 졸업 후에도 장기간 자기 분석과 임상감독을 받는다. 현재 유럽에서 정신분석적, 혹은 정신 역동적 기법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음악치료 교육과정은 집단음악치료, 개별치료, 경험집단 등을 등급을 매길 수 없는(non-gradable) 필수과정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자기치료를 받는 경험은 심리 치료에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음악치료사들은 현직에 종사하면서 정신분석 훈련을 받기도 한다.
4)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모델
다음은 정신분석적 음악치료 모델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1)자유즉흥연주 치료( Free Improvisation Therapy) - Alvin모델
Juliet Alvin 모델은 정확히 말하자면 절충주의(eclectic)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이론이 음악치료 과정을 지지하며, 음악은 무의식의 면면을 드러내는 힘이 있다고 믿으며 자신의 접근법을 정신 분석적이라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발달이론과 교정이론, 또 경우에 따라서는 행동주의 접근법도 임상에서 활용했고, 그녀가 세운 영국의 길드홀 음악원의 음악치료과정도 이러한 절충주의 모델을 따르고 있다. 그녀는 무엇보다 음악이 인간의 자유로운 표현을 위한 잠재적 공간(potential space for free expression)을 제공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음악감상을 비롯한 모든 종류의 음악활동을 적극적으로 치료에 활용하였으며, 즉흥연주를 할 때는 반드시 자유즉흥연주를 사용하였다. 자유즉흥연주를 할 때 치료사는 어떤 음악적 규칙이나 제안, 방향제시도 하지 않으며, 환자는 자신이 원하는 악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연주하였다. 자유즉흥연주는 후세에 정신분석적 음악치료과정의 주 매체로 발전한다. Alvin은 주로 자폐아동을 비롯한 다양한 장애아동들과 일을 했으나 오늘날에는 소아, 청소년, 성인,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2) 분석적 음악치료(Analytic Music Therapy) Priestley 모델
Mary Priestley는 1970년대에 AMT를 만들었는데, AMT의 배경에는 음악치료사로서의 경험과 수년간의 개별정신분석의 경험이 있다. 그녀는 정신분석적 이론, 특히 전이와 역전이 현상을 음악치료에서 치료사와 환자간의 즉흥연주의 의미와 표현에 연결시켜 분석적 치료이론으로 정립했다. 1970년대에는 공식적 AMT 교육과정은 없었고 현직에 종사하는 음악치료사를 위한 절충과정(ETMT- experiential training of music therapists)과정이 있었다. 현재 유럽에서는 AMT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주로 Analytically Oriented Music Therapy(AOM)라 명한다. AOM은 구체적으로 음악적 · 치료적 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주로 정신과(소아, 청소년, 성인 및 노인)의 심리적 문제가 있는 환자들과 일반인들, AOM훈련을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용된다. 환자와 치료사가 매 세션마다 당시 환자의 이슈와 문제, 혹은 환자에게 의미있는 주제를 상정, 그 주제를 가지고 즉흥연주를 하게 된다. 환자의 상태와 문제점에 따라 연주규칙(playing rules)이 달라지며, 연주규칙의 목표는 환자가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환상, 꿈, 신체적 경험, 기억, 과거의 경험 등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자유즉흥연주를 하므로 시작할 때는 어떻게 연주해야겠다는 의식과 의지를 가지고 하더라도 연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고, 그 결과 즉흥연주 경험자체가 치료적 변화(therapeutic transformation)을 가져오기도 한다(Wigram, Pedersen & Bonde, 2002). Priestley(1975, 1994)는 그녀의 저서를 통해 자신의 이론과 실제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유럽에는 덴마크와 독일 등이 AOM 훈련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음악치료사들이 AOM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AOM이 자라고 있는데, Scheiby가 Priestley의 원래 AMT 모델을 바탕으로 보충적 훈련과정(supplementary training module)을 제공하고 있다.
(3) 정신분석적 음악치료(psychoanalytically informed music therapy)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는 일반적으로 psychoanalytic music therapy, psychoanalytically informed music therapy, 혹은 psychoanalytically oriented music therapy라 불리고, Alvin과 Priestley의 모델에서 주요한 부분을 받아들이며, 정신분석의 주요이론 중 각자가 자신의 임상대상군에 알맞은 이론을 받아들여 사용하는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이미 앞에서 했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하겠다.
전통적으로 정신분석적 접근법에서는 환자가 언어나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치료대상이 되었다. 특히 환자에게 치료사와 치료적 결연(therapeutic alliance)관계를 통해 자신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음악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들의 상당수는 언어능력이 매우 제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석적 개념 자체는 철저히 발달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대상관계론부터는 언어발달이전의 상호작용의 의미와 교류에 주목한다. 따라서 환자의 언어능력자체는 치료대상 선정에 더 이상 주역할을 하지 않는다.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주 대상은 1차나 2차 장애로 심리적 장애를 가진 환자들이라 할 수 있다
소아, 청소년, 성인 및 노인 정신과 환자 중 언어 능력이 있으며, 음악치료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환자
1차 장애나 2차 장애로 정서적 문제가 있는 경우
신체, 정신, 성 학대의 경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정서?행동 상의 문제, 적응장애, 품행장애 등
역기능적 관계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나 일반인
정신역동적 치료사가 되기 위한 훈련생
정신분석적, 혹은 정신역동적 음악치료의 교육 및 훈련은 유럽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5) 사례연구
여기서는 사례를 통해 정신분석적 치료가 임상실제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개할 것이다. 특히 환자의 과거의 경험, 무의식적 동기, 전이현상 등이 음악 치료적 관계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다루어지는지 다룰 것이다.
(1) 베티 - 만성정신분열증 환자치료를 중심으로
베티는 27세의 만성정신분열증 환자로 자메이카계 영국인이다. 9세에 발병하여, 13세 이후 우울증세에도 시달려 왔다. 어린시절 가족에게서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했으며, 13세 이후 정신병원에 입 ? 퇴원을 반복했다. 당시에는 자살기도로 급성병동(acute ward)에 입원하고 있었다. 음악치료는 낮 병동에서 진행 중이었고, 입원초기 낮 병동에서 제공하는 다른 치료는 모두 거부했는데 음악치료에만 유독 관심을 보여 담당의사에 의해 음악치료에 의뢰되었다. 진단평가(assessment)를 거쳐, 당시 진행 중이던 폐쇄집단(closed music therapy group)과 개방집단(open music therapy group) 음악치료에 참여하게 되었다. 집단 초기에 베티는 항상 말없이 심각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 숙여 바닥만을 바라보고 앉아 있곤 했었고, 집단 즉흥연주에는 전혀 참여하기 않았다. 그녀의 이런 행동은 집단에 강한 긴장감을 조성하여 그 누구도 선뜻 그녀에게 다가서지 못하였다. 어느 날 종결할 시간이 되면서 누군가 오늘 기분에 대해 묻자, '아무도 나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Nobody cares about me. Nobody listens to me)!' 라며 울분을 터트리곤 종결시간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하였다. 그녀는 그 뒤로도 치료시간에는 내내 참여하지 않다가 종결할 시간만 되면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곤 하였다.
세션이 진행되면서 그녀는 연주는 하지 않더라도 점차 작은 리듬악기에 관심을 보이며 악기들을 자신의 주변에 모으기 시작했다. 집단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베티는 다른 환자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시작했고, 자신도 조금씩 연주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베티는 말없이 작은 타악기들을 주변에 모으며 끊임없이 악기를 바꾸어 가며 짧고 강렬하게 연주했고, 자신에 몰입하여 전혀 남의 소리는 듣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녀의 연주는 끊임없이 악기를 바꾸는 탓에 앞뒤가 연결되지 못하고 분열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나(치료사)는 선택한 악기를 통해 집단의 음악적 ? 역동적 상태를 반영함과 동시에 베티의 리듬과 연주형태를 반영함으로써 음악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다. 세션이 진행됨에 따라 베티는 자신의 연주를 치료사와 집단원들이 듣고 반응하고 지지하고 있음을 지각하게 된다. 그녀의 연주도 점차 혼자 분열되어가는 양상이 아닌 의사소통적 성격을 띠기 시작했으며, 다른 사람들의 연주에도 귀 기울이고 반응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악기를 강박적으로 바꾸어 가는 행동도 줄었으며, 한 악기를 전보다는 길고 여유 있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점차 집단 내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지원해 줄 수 있을 정도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3개월 후 그녀는 낮 병동 내 다른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입원병동을 떠나 통원환자가 되었다. 그녀는 그 후 개방집단치료에 새로 들어와 적응에 힘들어 하는 환자들에게 자신이 처음 음악치료에 왔을 때를 말하며, 음악치료의 경험이 얼마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며 효과적인 치료였는가를 말했고, 점차 과거의 상처들을 밝힐 수 있게 되었다. 자신과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이 자신을 이용만 하고 아껴주거나 믿어준 적이 없었다는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곤 하였다. 심지어 자신이 어린 시절 수 년간 삼촌에게 성학대를 받았는데, 그 사실을 밝혔을 당시에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과거 성학대의 사실 여부는 그간의 세월과 그녀의 병력으로 인해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은 아니었지만, 나를 비롯한 낮 병동의 치료사들은 그녀를 계속 지지하였다.
- 치료과정의 해석 -
베티의 사례는 치료적 관계성 안에서의 전이현상과 그것의 해결을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베티가 치료에 참여 할 당시 본인의 선택으로 참여했지만 치료 자체에 대한 강한 저항을 보였고, 과거의 경험을 현재의 관계성에 투사하는 행동을 볼 수 있다. Freud와 Klein은 스스로의 부분을 타인에 속한다고 보는 자아의 인식상태를 투사(projection)라 보았다. Freud는 복잡한 투사의 진행과정을 'I love him'의 감정이 어떻게 'I hate him' 로 변하고, 그것이 어떻게 'he hates me'로 변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자아가 감당하기 불편한 감정이나 생각을 타인에 속한 것으로 돌리는 것을 투사라 설명하였다. 베티는 집단에서 아무도 자신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화를 내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실제 나와 집단원들은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고, 집단이나 치료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언의 저항과 거부를 했던 사람은 오히려 그녀 자신이었다. 치료사나 집단 구성원이 말을 하려 하면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버럭 화를 내면서 말을 끊곤 했는데, 우리는 이 사례에서 그녀가 비언어적인 즉흥연주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즉흥연주 초기에 그녀는 오직 자신만의 연주에 몰입하여 분열되어가는 양상의 연주를 했지만, 서서히 다른 사람들의 연주와 반응을 지각하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게 근본적인 변화가 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즉 즉흥연주의 경험이 치료적 변화(therapeutic transformation)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악기 선택이나 연주 방법을 통해 우리는 환자의 현재 상태가 어떻게 반영되며, 과거가 어떻게 현재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의 치료적 경험이 어떻게 내면의 변화를 가져오는지 단편적이나마 보게 되었다. 또한 즉흥연주 후 대화를 통해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고 자신을 재정립해 가는 모습도 보았다. 치료적 개념의 이해를 위해 매우 복합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간결하게 묘사하였으며 전체 사례가 아닌 부분 사례를 소개했다. - 김진아 (2000) '집단음악치료에서의 음악과 치료사의 역할' 에서 발췌 -
(2) 마크 성학대를 받은 자폐아동 음악치료를 중심으로
마크는 정서 ? 행동 장애를 가진 10세의 성 학대 피해 자폐 아동이었다. 마크는 중증 정신지체와 간질(epilepsy), 반향어(echolalia), 강박적 반복성향(repetition compulsion) 등 복합적 문제를 가진 소년으로 필자와 1년간 개별음악치료를 하였다. 그는 당시 어머니와 어머니의 남자친구와 함께 살았는데, 지면의 한계상 복잡한 성장배경 기술을 생략할 것이며, 한 특정 세션에 대한 기록을 통해 전이와 역전이 현상이 어떻게 음악을 통해 나타나는지를 기술하고자 한다. 차츰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악기를 선택하여 연주하게 된다. 마크는 주로 팀파니와 심볼을 연주하면서 자신이 소화해 내지 못하는 폭발적이고 광기 어린 감정들을 연주를 통해 표출하게 된다. 음악은 이러한 그의 정서를 표현할 안전한 매개체가 되어 준다. 어찌 보면 몹시 위압적이고 가학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그의 연주를 들으며, 나는 본능적으로 마크를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끼고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베이스 실로폰(bass xylophone)을 선택했다. 실로폰의 경우 음의 한계(15음)가 있고, 부드럽지만 여운이 남는 음감을 지녀 마크의 폭발적인 연주에는 완전히 파묻혀 버리지만, 악기 자체가 견고하고 튼튼하면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이즈였기 때문에 마크를 압도할 염려가 없었다. 또한 그가 조금 작게 연주를 하거나 쉬고 있을 땐 언제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마크는 반복적으로 폭풍이 치듯 연주한 뒤 잠시 멈추고 나의 연주가 계속되는지 듣곤 했다. 나는 마크에 비해 작게 연주하지만 지속적으로, 차분히 연주 함으로서 그의 폭발적인 연주에 살아남을 수 있음을 알리고자 했다. 이러한 연주를 계기로 치료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치음으로 마크는 함께 연주하자고 먼저 제안해 온다. 마크는 자주 내 말과 연주를 가로지르며 팀파니와 심볼을 연주했고, 나는 그의 연주와 대조적으로 멜로디에 바탕을 둔 실로폰을 안정감 있는 박자로 연주했다.
- 치료과정의 해석 - Priestly(1994)은 음악치료 안에서의 모든 음악 현상은 우리 내면세계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정신세계를 반영한다고 했다. 나의 연주를 지워 버리는 마크의 폭발적 연주는 소리의 학대와 횡포에 가깝다. 또한 음악 안에서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피해자가 된다. 이것은 곧 음악에서 일어나는 전이와 역전이의 현상이고, 마크는 음악 안에서 자신이 학대자가 되고, 나를 자신이 견디기 어려웠던 힘없는 피해자의 위치에 놓고 과거를 반복하고 재연했다. Alvarez(1992)는 학대 받은 아이들이 치료자 또한 학대한다는 것을 밝히고, 이 경우 치료자의 생존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내가 규칙적인 리듬과 차분한 멜로디를 유지한 것은 나의 생존만이 아닌, 곧 그의 정신적 생존을 위함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맺는말
정신분석적 음악치료는 정신분석에 영향을 받은 음악치료라 할 수 있다. 정신분석에도 여러 갈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신분석은 무의식과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 하에, 치료적 관계성 안에서 무의식의 의식화와 과거의 재연 및 재구성을 통해 현재의 자아를 재정립해가는 특성을 가진다.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에서는 특히 자유즉흥연주가 주 매체로 사용되며, 이때 자유즉흥연주는 일종의 음악적 자유연상의 역할을 해 전이와 역전이 현상을 발전시킨다. 치료사는 음악적 과정을 통해 환자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능력은 심층 심리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숙련된 음악적 기술을 요한다. 즉 정신분석적 음악치료의 중심에는 환자와 치료사가 만들어가는 즉흥연주가 있으며, 즉흥연주 자체는 치료적 요인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정신분석적 관점이 치료적 요인과 과정의 해석에 사용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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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신분석적 음악치료 (Psychoanalytically informed music therapy)
- 한국예술치료학회지 2005년 계재
김진아, 영국 공인음악치료사, 김진아음악치료임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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