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의 아들 야고보 세베대의 아들이며 요한의 형제인 야고보는 갈릴리 출신의 어부였다. 하지만 예수의
갈릴리 전도 초기에 동생 요한과 함께 제자로 부름받아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예수의 제자가 된 후 야고보는 베드로 및 요한과
더불어 예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세 사람 중의 한 명이 되었다. 한편 야고보는 예수로부터 보아너게라는 별명을 받았는데(막 3:17) 그것은
우레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이런 별명은 야고보의 성격이 우레처럼 급했기 때문인 듯하다. 이것은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의 일행을 영접하지
않았을 때 화가 나서 하늘로부터 불을 내려 그들을 멸하도록 예수께 요청한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또한 야고보 형제는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그것을 이스라엘 왕국의 회복이라는 세상적인 측면에서 이해하고 모친을 통해 왕위 좌우의 높은 관직에 앉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었다.
순교의 아들 야고보
자신의 혈기를 따르던 우레의 아들 야고보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가 붙잡힐 때 스승을 버리고 도망쳤다. 하지만 갈릴리 호반에서 부활의 주를 체험하고 오순절에 마가 다락방에서 성령을 체험한 후부터
완전히 변화되었다. 오순절 이후 베드로와 요한이 예루살렘을 무대로 복음을 전하고 새 신자들을 지도했던 반면 야고보는 갈릴리 지역으로 가서 그곳의
신자들을 지도했다. 그러고는 헤롯 아그립바 1세가 갈릴리를 통치하게 되었을 때 순교자가 된다. 헤롯이 유대인들의 반그리스도 감정에 아부하여 당시
갈릴리 지역의 지도자로 활약하던 야고보를 붙잡아 처형한 것이다. 그리하여 야고보는 열두 명의 사도 가운데 최초의 순교자가 되는 영예로운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성화의 삶을 살아가기
우레의 아들 야고보가 변하여 순교의 아들 야고보가 된 것은 그가 성령의 감동을
받아 점차로 성숙해지는 성화의 삶을 살았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자신의 혈기를 좇아 자기 중심적인 삶을 살았지만 부활의 주님과
오순절의 성령 충만을 체험한 후부터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레의 아들이었던 시절에는 죽음이 무서워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지만 이제는 죽음 앞에서도 떳떳하게 예수를 증거한 순교의 아들이 될 수 있었다.
오늘 나의 신앙 수준이 우레의 아들이라고
실망하지 말자. 오히려 꾸준한 성화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순교의 아들이 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김영진 시인 <성서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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